[연속좌담①] 비영리조직 디지털 전환, 점수는 몇 점?

2020-07-06

해묵은 주제를 하나 꺼내 보려고 합니다.
바로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전환' 입니다.


시민들은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는데
비영리 조직은
여전히 전통 매체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IT 도구를 활용한 협업이

강조되고 있는데
비영리 조직은
기존의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나데이터는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전환 현 주소는 어디이고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현장의 활동가들과 함께 모색하는
연속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좌담회는 두 그룹과 진행했으며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여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연재 순서

- [연속좌담①] 비영리조직 디지털 전환, 점수는 몇 점?
- [연속좌담②] 디지털 전환, 의지가 있어도 실행이 안 되는 이유
- [연속좌담③] 나와라 IT 만능팔, 현장 활동가들이 느낀 비영리 디지털 전환
- [연속좌담④]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들


*읽는 시간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1차 좌담회 참석자

김연주 (슬로워크 CDO)

정지훈 (비영리IT지원센터 이사)

최위환 (녹색연합 녹색e음팀 활동가)

정진임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김종원 (소셜프리즘 대표)  

인동준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진행 : 김자유 (누구나데이터 대표)


글 목차

1) 비영리 조직 디지털 활용도 실태조사 읽어보기
[바로가기]

2) 비영리 바닥에서 IT 활동을 하게 된 6인의 스토리
[바로가기]

3)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활용 역량은 몇 점?
[바로가기]




김자유 (누구나데이터 대표)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누구나데이터가 '누구나스타트' 라는 이름으로
비영리 조직 활동가를 위한
디지털 역량 교육 사업을 시작하려고 해요.
그런데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역량에 대한
진단이 먼저 필요할 것 같았어요.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이고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등등...
비영리 섹터에서 비슷한 고민을 해온
다양한 분들과 함께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좌담회 자리를 마련해봤어요.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활용도 실태조사
읽어보기


김자유 :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도구 활용 역량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있는지 찾아봤어요.
많이들 알고 계시는 다음세대재단의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및 활용도 조사>가
거의 유일한 자료인 것 같습니다.
2016년 조사가 가장 최근 것이어서 아쉽긴 하네요.
이런 실태조사를 몇몇 주체가 함께 공동으로
계속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영리 조직 디지털 미디어 이용 및 활용도 조사> 내용을 살펴보는 모습


김자유 :
비영리 조직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할 필요성이 있느냐,
라는 질문에는 90% 넘는 기관이
"필요하다" 라고 응답을 했기 때문에
일단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확실히 있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디지털 도구 활용시
예상되는 부작용이 뭐냐고 물었는데
업무량이 늘거나
퇴근 이후 업무요청이 생기는 등
일이 늘까봐 걱정을 가장 많이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ㅎㅎ

그리고 소통 도구,
즉 홈페이지, 페이스북 등
홍보 채널 계정은
대부분의 기관이 가지고 계신 반면에

구글 캘린더, 드라이브 등
협업 도구는 활용도가 매우 낮게 나왔습니다.
공용 캘린더가 제일 많이 쓰는 툴인데
전체 응답 기관의 8.1%만 쓴다고 응답했습니다...

물론 2016년 기준이라는 걸
감안해야겠지만요.



비영리 조직의 협업 도구 활용도 조사 (출처 : 다음세대재단)


김자유 :
더 자세한 내용은 자료 원문을 참고해주시고요.
현장에서 여러 조직을 만나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조사 내용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나요?


정지훈 (비영리IT지원센터 이사) :
제가 비영리 조직에게서
IT 문의를 받으며 체감하는 바로는
예전엔 구글 쓰는 것도 어려워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조직의 업무 효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반적인 수준이 많이 올라오신 것 같아요.
스마트워크 강의를 할 때도
나오는 질문의 수준이 3~4년 전과 확연히 다르고요.
경험치가 빠르게 쌓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G스위트 강의를 할 때도
이미 적극적으로 쓰면서 질문하는 분들이 많아서
요즘엔 함부로 강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ㅎㅎ
평균이 어느 정도 일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가속도가 붙어나가는 것 같아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더 빠르게 변하고 있고요.



비영리 바닥에서
IT 활동을 하게 된
6인의 스토리


김자유 :
자, 먼저 각자 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비영리 바닥에서 IT를 붙들고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하는 분들이 정말 드물어요.
이런 분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무척 설렙니다ㅎㅎ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계시길래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간단한 버전 말고 자세한 버전으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연주 (슬로워크 CDO) :
안녕하세요.
저는 슬로워크에 다니고 있는 김연주라고 하고요.
닉네임으로 '쭈'를 쓰고 있습니다.



김연주 슬로워크 CDO


김자유 :
CDO는 뭐의 줄임말인가요?


김연주 :
Chief Digital Officer 의 약자입니다.
슬로워크에는 3개 사업부가 있어서
디지털 사업부, 크리에이티브 사업부, HQ
이렇게 세 개로 나눠져 있어요.
저는 디지털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슬로워크는 디자인과 테크놀로지의 시너지를 통해
조직과 사회의 변화에 기여하는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회사이고요.
컨설팅도 하고, 브랜딩도 하고,
홈페이지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오렌지레터 발행이나 블로그 발행을 포함한
슬로워크 운영 전반의 일들은
모두 HQ에서 하고 있고
크리에이티브 사업부는
브랜딩 관련해서 컨설팅을 많이 하고
제가 이끄는 디지털 사업부는
IT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김자유 :
연주님은 개발자시죠?


김연주 :
개발을 조금 아는 기획자에 가까운 것 같아요.
처음에는 IT 실무가 아니라
교육으로 일을 시작을 했어요.
학원 강사도 하고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다가
IT를 전공 했으니까 실무를 해봐야겠다 싶어서
디자인부터 시작했어요.
제가 걸어온 길을 보면
스스로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ㅎㅎ
제가 디자인 일을 하다가
기획을 하는 분이 제 기준에서
이해가 안 되는 기획을 하시길래
무작정 고쳐 달라 요청할 수 없으니
직접 기획을 공부하게 됐고요.
디자인과 기획을 잘 해서 개발자에게 넘겼는데
디자인한 대로 결과물이 안 나와서
왜지? 뭐가 문제지? 이런 생각으로
프론트엔드(Front-End)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프론트 하다 보니까 자연스레
백엔드(Back-End)도 조금 알게 되었고요.


김자유 :
비영리 조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김연주 :
IT 기술을 접하다 보니까
정보격차가 너무 심하더라고요.
잘 하고 인력도 많은 곳들은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홍보도 많이 하고 돈도 많이 쓸 수 있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반면에
규모가 작은 곳들은
혼자서 다 하니까 알릴 기회도 없고
홍보가 잘 안 돼요.
정보가 노출되는 것 자체가 균등하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영리쪽 일을 하다보니까
내가 갈 길이 여기가 아니구나 싶어서
IT 일을 그만하려고 생각했어요.


김자유 :
음...


김연주 :
사회적인 고민이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줘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나 고민하던 중에
과거 같이 일했던 회사 팀장님이
전화를 주셔서
"너한테 너무 잘 맞는 회사가 있어"
라고 하시는 거에요.
그 때 소개 받은 곳이 UFO팩토리였어요.
UFO팩토리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니
고객들이 영리기업이 하나도 없고
제가 알고 있던 NGO들도 많고
제가 모르는 사회적 가치를 가진 단체들도 많은 거에요.
그래서 이런 일을 하는 회사면
내가 소속되어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김자유 :
그때 합류하신 거군요.


김연주 :
네. 그렇게 UFO팩토리를 만났고
UFO팩토리와 슬로워크와 합병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죠.
정보격차를 없애고 싶은 게 지금도 관심사이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많이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고
특히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슬로워크가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김자유 :
연주님은 비영리 조직이 겪는 정보격차에
애정을 많이 갖고 계신 것 같아요.
계속 애정을 부탁드립니다ㅎㅎ
다음은 동준님 소개부탁드려요.


인동준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저는 활동명으로는 '지각생'을 쓰고 있습니다.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에서
종합상담, 교육, 기술지원 등등의 일을 하고 있는데요.
시민단체들이 IT 기술을 쓸 때
여러가지 두려움, 부끄러움, 걱정들을
많이 갖고 계시잖아요.
사람들이 아파도 병원에 안 가듯이
기술이 필요한데도 참고 있는 분들이 많단 말이죠.
저희가 모든 걸 해결해드릴 수는 없지만
망설이고 감을 못 잡으신 분들에게
기초적인 상담을 해드리고
적절한 자원들이 연결될 수 있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동준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김자유 :
과거에는 뭘 하셨던 거에요?


 

인동준 :
제가 원래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는데
학교를 제대로 못 마치고 방황을 하고 있었어요.
방황을 하다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집회도 다니고 하다가
시민단체들의 문을 두드리게 됐어요.
우표라도 붙이는 일을 하려고
환경단체를 찾아갔어요.
그랬더니 그 단체에서
저를 으슥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거에요.
한 개발자 분이 저의 손을 잡으면서
너무 고맙다고 도와달라고 하는 거에요.
거의 초죽음 상태가 되어 있더라고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원래는 홈페이지 개발하려고 들어왔는데
50명 정도 되는 단체에서
그 사람이 유일하게 IT를 담당한다는 이유로
컴퓨터 고치는 것부터
온갖 것들을 다 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김자유 :
하하.. 지금도 어딘가에서
그렇게 살고 있는 분들이 있죠ㅎㅎ


 

인동준 :
네ㅎㅎ
그 분이 저보고 1주일에 한 번씩 와서
컴퓨터만 고쳐줄 수 있냐고 했어요.
저는 전공이 서버 쪽이긴 했는데
단체들이 컴퓨터가 해결이 안 되면
다음 단계가 안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것부터 해야겠다 싶어서 시작한 거죠.
그러다 이런 일을 하는 조직을 만들어보자는 글을
SOS 치는 심정으로 온라인에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셔서
비영리IT지원센터를 많은 분들과 함께
설립하게 되는 성과를 얻었고
이후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까지 설립하게 되었어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오셨어요.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 좋은 컨텐츠가 나올 것 같아서
기대를 갖고 왔습니다.
특히 요즘 디지털 격차에 대한 담론이
많이 필요한 시기잖아요.


김자유 :
단체들의 척박한 IT 환경을
몸으로 직접 겪다가
여기까지 오신거군요ㅎㅎ
이제 진임님 소개해주실까요?


정진임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
저는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짧게 '정보공개센터' 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우리 사회 구석구석의 정보를
공개해서 널리 공유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고요.
특히 공공기관들의 정보를
공개하자는 활동을
12년째 하고 있어요.
그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
저도 말하고 싶은데
여기가 첫 직장이어서ㅎㅎ
저는 정보공개센터 이야기를 해볼게요.


김자유 :
오 네네. 좋습니다.



정진임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정진임 :
정보공개센터는 많은 정보를 공개해서
시민들에게
"이런 것도 공개 받을 수 있어요" 라고
알리는 일을 해요.
공공기관에 직접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사례를 만드는 일들도 하고요.
정보공개 청구 교육도 하면서
한 축으로는 정책/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과
법을 바꾸기 위한 활동을 하죠.
예를 들면
국회의원은 임기를 마쳐도
법이 없어서 기록을 하나도 안 남기고
그냥 가도 되거든요.
당연히 기록이 없기 때문에
공개할 정보도 없고 공개하라는 법도 없어요.
국회의원도 당연히 기록을 남겨야 하고
공개도 해야 한다는 법을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요즘 하고 있어요.


김자유 :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받아서 활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난관이 있다던데요?


정진임 :
공공기관에게 정보를 받아보면
PDF 파일로 되어 있는 게 굉장히 많아요.
예컨대 어떤 표가 PDF로 되어있으면
이걸 가져다 활용하기가 너무 어렵잖아요.
개발자 그룹에서도
공공데이터가 왜 PDF로 되어있냐고
분노하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김자유 :
데이터를 받아도
사실상 쓸 수가 없는 경우가
많겠군요...


정진임 :
정보공개 청구를 하다보면 이런 일을 늘 겪게 돼요.
기계가독형으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좋은 방향인지 모르겠지만 공공데이터 법도 만들어지고
이 정보들을 어떻게 데이터화 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공공데이터라는 게 뭐냐,
정부가 주고 싶은 정보가 무슨 공공데이터냐,
우리는 공익데이터 차원에서
정말 필요한 정보들이 잘 공개될 수 있게 설계를 하고
그 안에 인권침해 요소가 없는지
너무 기업 중심적인 사고가 개입되는 게 아닌지
잘 봐야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 차원에서
오픈데이터랩이라는 팀을 꾸려서
작년부터 활동가, 개발자, 데이터 저널리스트들과 같이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자유 :
데이터 액티비즘이라는 개념이 있던데
이게 뭔가요?


정진임 :
언론 쪽에는
데이터 저널리즘이라는 용어가 있잖아요?
우리가 하는 일은 뭐라고 하지? 라고
고민하다가 지은 명명이었고요.
저는 데이터 액티비즘이라는 게
모든 활동 전반에 걸쳐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데이터 저널리즘이라고 했을 때도
데이터 분석해서 만든 '뉴스'만을
데이터 저널리즘이라고 하진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 자원과 인력이 부족한 비영리 영역에서
최대한 쓸 수 있는 자원들을 잘 쓰면서
임팩트 있게 활동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데이터 액티비즘이라고 붙여본 거죠.
언어를 만들어 부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뭐라도 시작되니까.


김자유 :
데이터 액티비즘을 잘하는 단체가 있나요?


정진임 :
음.. 진보네트워크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진지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차원이라고 생각해요.
진보네트워크센터에서 하는 일들이
성과와 결과가 바로 나오는 영역은 아니지만
인프라를 어떻게 잘 세팅하느냐와 관련된 일이거든요.
제도를 잘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진보네트워크센터가 하고 있는 활동들을
보통의 시민들보다 활동가들이
더 많이 고마워하고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김자유 :
잘 들었습니다.
녹색연합에 계시는 위환님,
소개해주실까요?


최위환 (녹색연합 녹색e음팀 활동가)  :
안녕하세요.
녹색연합에서 활동을 하고 있고요.
녹색연합은 2005년에 들어간 저의 첫 직장이자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조직입니다.
지금은 녹색e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녹색e음팀이 원래는 회원관리팀이에요.
녹색연합에서 15년 있으면서
회원팀, 정책실, 사업부서, 조직팀....
사무처장 빼고는 다 해봤죠ㅎㅎ
쭉 하다가 내가 공헌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을 때
온라인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재정 및 모금,
그리고 좋은 조직문화 만들기,
이렇게 2가지가 떠오르더라고요.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과 녹색의 가치를 잇는 일이
제가 관심 있는 분야거든요.
저도 전문 기술자는 아니기 때문에
쓸 만큼만 배우고 그 이상은 배울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최위환 녹색연합 녹색e음팀 활동가


김자유 :
녹색연합이 온라인 모금을
잘 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무슨 역할을 하고 계신 건가요?


최위환 :
지금 단체 내에서 주로 하는 일은
'뉴런 프로젝트' 라는 일이에요.
뉴런이 이음과도 관련 있고
신경계에서 나오는 게 뉴런이잖아요.
저는 활동가의 역할이 뉴런과 가깝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착안해서 디지털 공간에서 시민들에게
어떻게 활동의 가치를 잘 전달하고
시민들이 갖고 있는 녹색의 가치를 잘 서포트할까
해서 이름을 붙인 프로젝트에요.
말은 거창하지만, 결론은 하나에요.
회원가입 많이 시키는 거에요.
얼마만큼 녹색 가치가 있는 지지자와
관계 맺고 소통하고
다시 회원으로 만들어낼 것인가,
이런 프로젝트에서 PM처럼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자유 :
위환님은 녹색연합에서 해본 시도들을
다른 단체들에게 전파하는 활동도 열심히 해오셨잖아요.
서울시NPO지원센터 등에서
홍보를 주제로 강의도 하고,
인기 강사라고 알고 있습니다ㅎㅎ


최위환 :
저는 전공자는 아니라서 정답을 주지는 못해요.
단체마다 상황이 너무 다르잖아요.
시민단체, NPO, 복지단체, 구호단체 등등
영역별로도 다르고, 규모별로도 다르고,
또 사무국장 성향에 따라 다르고.
단체마다 너무 달라서 정답을 얘기할 수는 없고
주로 다니면서 이야기를 듣는 거죠
그런 후에 "여기는 다 빼고 이 프로젝트만 해보자"
이런 식으로 작게 할 수 있는 것부터
담당자들에게 도움을 드리니까
좋아해주셨던 것 같아요.


김자유 :
시민사회 섹터에
좋은 온라인 모금 사례가 많지 않은데
앞으로도 녹색연합의 시도들을
많이 공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종원님 소개부탁드립니다.


김종원 (소셜프리즘 대표) :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복지 전공이고요.
제 백그라운드 대부분에 사회복지가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엄청 좋아했어요.
그런데 사회복지 전공을 하게 됐어요ㅎㅎ
그렇지만 컴퓨터는 좋아하니까 계속 공부하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사회복지기관 홍보 담당을 하다가
홍보 운동을 하게 됐죠
제가 기술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정체성이 내용이었어요.
홍보라는 구실로 사회복지할 수 있어.
이런 활동들을 꾸준히 10년 넘게 하고
그동안 책도 5권 정도 썼습니다.



김종원 소셜프리즘 대표


김자유 :
홍보 뿐만 아니라
비영리 조직 대상으로 협업 도구 교육 활동도
많이 하고 계시죠?


김종원 :
네. 홍보를 주제로 활동하다보니 고민이 들더라고요.
내 메세지가 어려운건가?
사회복지사라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넓어서
듣는 분들에게 잘 전달이 안 되는 것 같고.
홍보는 구실이라고 하지만 새로운 도구들이 너무 많아지니까
집중을 해보자 해서 요즘은
구글 G스위트(G Suite)를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어요.
구글 기반의 도구를 쓰면
경직된 사회복지 조직이
조금 깨어지지 않을까 해서 집중하고 있죠.
그리고 G스위트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강력한 도구가 공짜니까.
공짜지만 활용하기 위한 문턱이 있어서
교육하고 알려주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구글 스마트워크에 대한 기초 책을 하나 쓰고 있어서
조만간 나올 예정입니다ㅎㅎ


김자유 :
이런 영역을 '스마트워크' 라고
부르고 계신 게 맞나요?


김종원 :
G스위트라는 말이 어렵잖아요.
그래서 저는 구글 스마트워크 라고
주로 쓰고 있습니다.


김자유 :
종원님은 비영리 조직에 구글 스마트워크를
전파하기 위해 독보적인 노력과 활동을
해오신 걸로 알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지훈님 소개해주실까요?


정지훈 (비영리IT지원센터 이사) :
저는 비영리IT지원센터에서
사업 총괄하는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활동에서
디지털 기술이 필요한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현장이 너무 열악하니까
민간차원의 지원 조직이 필요하겠다 해서
IT기반 활동가들, 사회적 기업가들, 활동가 분들
등등이 힘을 합쳐서 2013년에 만든 조직이에요.
초기에는 현장 지원이 급해서
현장 지원 중심으로 해오다가
2015년부터는 센터 설립 때부터 벤치마킹해 온
글로벌 비영리단체 '테크숩'의 한국 사업을 맡는
테크숩코리아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어요.
테크숩 사업은 IT 회사로부터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기증 받아
비영리단체에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사업이에요.
현재 테크숩코리아에는 2천개 정도의 회원사들이 있고요.
저희가 기증한 소프트웨어 가치를 작년 기준으로 따져보면
60억 정도 가치가 나왔던 걸로 알고 있어요.



정지훈 비영리IT지원센터 이사


김자유 :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 지원도 하고 계시지요?


정지훈 :
초대 센터장을 지냈던 구자덕 고문님이 운영하는
(주)리맨이라는 사회적 기업이
재생 PC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는데요,
기업들의 노후한 PC를 기증을 받아 이를 재생하여
저렴하지만 업무용으로 지장이 없는 컴퓨터로
재탄생시키는 일이에요.
협업을 통해 비영리단체에
재 제조된 PC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노트북이 필요한 곳도 있고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이 필요한 곳도 있어서
다양한 기기들을 제공하려 하고 있습니다.
기기나 소프트웨어를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교육도
‘시민기술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시민기술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많이 열지 못했네요ㅎㅎ


김자유 :
개인적인 배경도
조금 소개해주시겠어요?


정지훈 :
저는 처음에는 기업교육 회사에서 일을 했어요.
3년 정도 다니다가 그만두고
희망제작소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희망제작소에서 목민관 학교 라는
정책 교육, 공무원 및 지역리더 교육 사업 등을 담당했어요.
이후에 다양한 일들을 해왔는데
선거캠프에서도 일해보기도 하고
E 러닝 컨텐츠도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영리 기업 다니는 분들은 자발적으로 스터디도 많이 하고
정보 교류도 많아서 좋은 사례가 나오면 서로 참고도 하고
억지로 판을 깔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만나는 자리들이 많이 생기는데
희한하게 비영리 영역에는
그게 잘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김자유 :
비영리 조직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업무 메신저 잔디(JANDI)의
공인 컨설턴트로 활동하셨죠?


정지훈 :
공식 활동 기간은 종료됐지만
잔디가 저희 테크숩 파트너이기도 하고
여전히 이런저런 네트워크가 있어서
계속 활동하고 있어요.


김자유 :
활동해오신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비영리 바닥에서 IT를 가지고
활동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네요.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활용 역량은 몇 점?


김자유 :
이제 토론 주제로 들어갈게요.
일반적으로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도구 활용 역량이 낮다'
또는 '업무의 디지털 전환이 매우 더디다'
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 명제가 맞는지부터 따져봐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역량이
5점 만점일 때 현재 몇 점에 와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말씀부탁드려요.


정진임 :
저는 더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비영리 조직의 경우
규모가 작은 경우가 상당히 많고
그러다보니 조직의 역량과 개인의 역량을 너무 일치시켜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요.
다른 분야에서도 개인들은
디지털 역량이 떨어지고 이해도가 낮은 사람들이 있어요.
예컨대 기자들이랑 만나서 얘기해보면
디지털팀 소속 기자인데 텔레그램도 모르는 분들이 있어요.
근데 그 조직을 디지털 역량이 낮다고 평가하진 않거든요.
조직 차원의 역량과 일하는 사람의 역량을 구분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게 보지 않는 것이고요.
IT쪽에 특화되어서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라든지
규모를 갖춘 조직들과 비교하면서
비영리 영역 전체를 평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비영리가 엄청 낙후됐다고 볼 수 있나? 라고 생각해요.
예외적인 조직들 빼고 봤을 때는
3.5점까지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최위환 :
저는 조금 관점이 다른데요
비영리 조직이 디지털 기술을 쓸 줄 아느냐? 라고 물어보면
2.5점 정도는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가치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또는 본래의 목적인 협업 및 소통 도구로 '잘' 쓰고 있냐고 물어보면
진짜 많이 주면 2점?
다들 기술 역량은 어느 정도 많이 따라왔다고 생각해요.
클라우드 드라이브도 쓰고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슬랙도 쓰고 하지만
그게 협업의 도구로 '잘' 쓰고 있느냐...
홈페이지, 블로그가 있지만 소통의 도구로 잘 쓰고 있는가? 라고 하면
점수를 높게 주기는 어렵거든요.
그렇게 봤을 때는 평균 2.5점,
낮게 주면 2점 정도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김자유 :
소통의 도구로 못 쓰고 있다는 게 뭔지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최위환 :
블로그, 페이스북을 갖고는 있지만
거기에 보도자료를 복사 붙여넣기 하는 거죠.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생각이 아닌 거에요.
본래 목적대로 소통 도구를 못 쓰고 있는 거죠.


정지훈 :
단체 분들이 행사를 하면
그래도 요즘에는 구글 설문지를 쓰는 건 기본이 된 것 같아요.
사실 그게 생각보다 얼마 안 됐거든요.
포스터에도 링크를 알아볼 수 있는 주소를 넣는다던지
QR코드를 넣어주던지 하는 센스가
점점 발휘되고 있는 것 같아요.


김자유 :
진임님은 비교대상이 누구냐? 라는 얘기를 해주셨고
위환님은 도구를 그냥 쓰는 것과
'잘' 쓰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네요.
동준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동준 :
제가 볼 땐 다른 분들은 의외로 점수를 많이 주셨어요.
접하는 경험들이 달라서 그런 것 같아요.
IT에 관심 갖는 분들일 수록
본인 주변에 잘 하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같이 점점 더 잘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나는 못 따라가겠어. 부끄러워"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기술과 거리를 두면서 멀어지거든요.
그런 분들이 참고 버티다가
업무에서 절박한 상황에 부딪히면
저희에게 오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이런 분들을 워낙 많이 만나다보니까
1점대 밖에 줄 수가 없네요ㅎㅎ
심지어 컴퓨터 부팅하는데 10분 걸린다거나
컴퓨터 잘하는 사람은
몇 번 두드리면 끝나는 일을
어떤 분은 하루 종일 걸린다거나...
이런 상황에 있는 조직이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김연주 :
저는 2가지로 생각이 들어요.
기술 활용에 대한 의지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는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어요.
실질적으로 실행까지 가느냐는 또 다른 문제지만
우리가 디지털로 전환을 해야해,
스마트워크를 해야해, 등등
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3점 이상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실행까지 가느냐,
예컨대 홈페이지는 만들었지만
이후 운영을 잘 하느냐, 라고 보면
점수가 낮은 것 같아요.
만들어 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거 같아서...
의지는 높지만 실제 활용을 잘 하고 있냐고 보면
점수가 낮아요.


김종원 :
우리가 IT 활용이라고 할 때
지금은 한글 문서를 잘 쓰는 걸
IT기술을 잘 쓴다 라고 하진 않잖아요.
그런데 예전에는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 등등
쓰는 게 기술이었죠.
제 기준에서는 최소한 컴퓨터에 파일 저장하다가
날려먹었다는 이야기는 그만해야 되는 것 아닐까,
최소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써서
파일의 연속성은 유지해야 하지 않겠어? 라고
생각한다면 점수가 낮죠
워드프로세서 잘 쓰고, 결재서류 잘 쓰고 있냐
라고 물어보면 점수가 높겠지만요.
후자를 기준으로 보면 아직 멀었죠.


 

인동준 :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는 시민단체가
IT 기술을 잘 쓰겠다는 의지가 없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누군가 능력이 부족하면
개인이 의지가 없는 경우로만
몰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제 경험으로는
"잘 써야하는데.. 따라가야 하는데.." 라는 생각은
기본적으로 모두 가지고 있어요.
리더급도 마찬가지고요.
결과가 안 나오는 게 문제입니다.


정지훈 :
저는 IT 활용 역량의 양극단의 조직을
같이 만나고 있어요.
파트너가 비영리 조직과 기업들이니까요.
얼마 전에 아마존 코리아 직원 분을 만났거든요.
비영리 영역에 아마존 서버 전문가 연결해줄 사람 없느냐
라고 하시는데, 없거든요ㅎㅎ
정진임님이 말씀하시는 것에 공감해요.
개인의 역량은 비영리 활동가들이
특별히 낮지 않다고 생각해요.
교육을 해보면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도구를 활용 잘 하시거든요.
다만 조직 차원의 중요성을 어디에 두고 있냐고 할 때
고유목적 사업에 돈을 먼저 쓰고 싶어하시는 거에요.
홍보나 운영의 효율성을 올리기 위한
돈 10만원이 없다기보다는
목적사업에 먼저 돈을 쓰다보니까
예를 들어 홍보는 돈 안 쓰고
"사람 배정하고 우리가 열심히 뛰면 돼"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그렇게 보면 저는 3점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김자유 :
그렇군요.
"의지는 높지만 실행은 안 된다"
라는 말이 매우 매우 공감되는데...
그러면 왜 실행까지 못 가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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