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좌담④] 디지털 전환,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들

2020-07-23


누구나데이터는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전환 현 주소는 어디이고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현장의 활동가들과 함께 모색하는
연속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좌담회는 두 그룹과 진행했으며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연재 순서

- [연속좌담①] 비영리조직 디지털 전환, 점수는 몇 점?
- [연속좌담②] 디지털 전환, 의지가 있어도 실행이 안 되는 이유
- [연속좌담③] 나와라 IT 만능팔, 현장 활동가들이 느낀 디지털 전환
- [연속좌담④] 디지털 전환,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들


*읽는 시간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2차 좌담회 참석자


"[연속좌담③] 나와라 IT 만능팔, 현장 활동가들이 느낀 디지털 전환" 에서 이어집니다.



류강윤 (누구나데이터 교육기획팀장) :
1부에서 들어보니까
현장에서 일당백으로 고군분투하고 계시다는 게
팍팍 느껴지네요.
시행착오도 많이 겪으셨을 것 같아요.
다른 활동가들을 위해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동이 (서울환경운동연합 미디어운동 팀장) :
제가 2015년에 들어왔을때
이전에는 미디어홍보 담당자가 없었어요.
그래서 3년 동안은 뭘해도 박수를 받았어요.
어떤 시도라도 하면 그게 모두 새로운 거죠 ㅎㅎ
입사하고는
제가 일러스트, 포토샵을 조금 할 수 있어서
윅스wix로 단체 홈페이지를 만들게 됐어요.
그걸 처장님이 보시더니
이거 활동 별로 하나씩 만들자고 해서
담배꽁초 캠페인 사이트, 서명 페이지,
아카이빙 사이트 같은 것들을 여러 개 만들었어요.


사업자 등록을 내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ㅎㅎ



이동이 :
사실 그때는 만드는 것만으로도 되게 신나잖아요.
어떻게 홍보하고 확산할 지에 대한
고민없이 일단 여러 개를 만들었는데,
구글애널리틱스 연결해보니까
방문자가 많지 않더라구요.
그런 시행착오들이 되게 많았죠.

 

갱 (독립활동가):
홈페이지가 필요하다해서 만들어드렸는데
유지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홈페이지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는데
온라인에 맞지 않는 형태의 정보를 계속 주는
단체도 있었어요.
홈페이지에 어떤 정보를 어떻게 넣을지 어려워 하시는거죠.
안된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그렇게 결국 개편하셨고,
나중에 홈페이지를 안 쓰시더라구요.
홈페이지나 디지털 도구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정보가 디지털 환경에 맞게
개편되어야 하는 거 같아요.



이현아  (생명의숲 협동처장) :
저희도 비슷한데 만드는 것에 너무 만족을 많이 해요.
결과물에 너무 만족해서 거기서 끝나거나
그 이후 평가는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산을 많이 들여서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드는 것 만큼 확산에
조금 더 노력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정승구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활동가) :
그럴때 ‘이 영상이 조회수나 성과가 얼마나 날까요’라고
말하면 상처를 많이 받으시는 거 같아요.



 (한국여성의전화 기획조직국장):
이야기들이 다 공감이 돼요.
그래서 저희도 사업팀에서 계획을 짤 때
홍보 가이드도 참고해서
이후에 컨텐츠, 아카이빙까지 잘 갈 수 있도록
정리를 하고 사업을 시작을 하거든요.


이동이 :
저도 예전에는
영상도 만들 줄 알고, 사이트도 만들 줄 아니까,
혼자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예산이 생겨서 온라인 모금을 할 때 외주를 맡겨보니까,
전문가에게 배우는 것이 많은 거에요.
외주를 잘 주고 소통하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



이현아 :
그런 것도 유행처럼 가는 거 같아요.
요즘에는 유튜브가 핫하니까 영상도 꼭 만들어야 하잖아요.



정승구 :
이제 틱톡 인가요?!



이동이 :
틱톡 이야기 요즘 나와요 ㅋㅋ
모금도 비슷한게, 예전에 거리모금을 많이 하다가,
요즘은 서명으로 연락처 모아서 전화 돌리는 방식인데
그 다음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정 :
저희는 최근에 트위터코리아와
협업해서 캠페인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어요.
트위터코리아가 자기 플랫폼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더라구요.
비영리 활동이나 공익 활동에 관심이 있는 유저가
다른 플랫폼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비영리단체들과 협업을 활발하게 하더라구요.
트위터에서 광고 컨설팅과 예산을 제공하고,
비영리단체는 캠페인과 소재를 제공하는 방식의
‘CampaignsForChange(C4C)’라는 프로젝트에
저희도 참여해서 최근에 캠페인을 하나 끝냈어요.
그런 기업들과 함께
캠페인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식인 거 같아요.
여성단체 쪽은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곳이 많지 않았는데
IT기업 쪽에서 관심을 가져주니까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캠페인 성과는 괜찮게 나오나요? 



정 :
그게 잘 모르겠어요.
늘 그렇지만 급하게 만든 게
대박 터질 때도 있고,
열심히 준비한 캠페인인데 반응이 없을 때도 있어요.
근데 캠페인을 많이 하다보니
여러 개 중에 몇 개는 성공한다는 감은 잡히더라구요.
트위터랑 한 캠페인은
‘#딸이집을떠나기까지’라고 해서
10~20대 여성들의 가정폭력 경험을
이야기하게 하는 캠페인인데,
이 이슈가 아직은 너무 불모지라서
지금은 투자를 하는 단계라고
내부에서는 평가를 하고 있어요.


캠페인을 기획할 때 노하우 같은 게 있으신가요?



정 :
‘돈이 없는 곳에서는 하나를 꾸준히 하라’고 하더라구요.
예전에는 캠페인을 할 때마다 개별 슬로건을 짰는데,
2014년부터 연중 캠페인으로 전환해서
3년 단위로 쪼개서 진행하고 있어요.
한 슬로건으로 모든 여성의전화 사업들을 연결하고
3년 동안 쭉 하다보니까
확실히 슬로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봤어요.


궁금해서 하나만 여쭤보면, 
광고비 사용에 원칙이나 비용이 있나요? 
사실 광고비는 많이 쓰면 쓸수록 홍보가 잘 되는건데, 
우리 단체에서 어떤 기준으로 광고비를 집행하는지 궁금합니다.



이현아 :
단체의 특성마다 다를건데
저희는 직접 광고비를 집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구요.
같이 하는 기업에서 캠페인을
홍보하는 식으로 하는 게 많아요.
광고 정책을 세우고 전략적으로 하기에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어요.
경험도 많지 않고
그러니까 성공에 대한 경험도 없으니까
광고에 대해서는 감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정 :
저희도 광고비를 많이 쓰지는 못해요.
후원금 사용에 대한 인식의 영향도 있는데
예를 들면 지원하는 기관들에서도
인건비라던지 홍보비는 간접비로 잡아서
제한이 있어요.
SNS채널 광고 경우에는
해외결제를 해야하는데 그게 안되는 곳들도
많이 있구요.



 

갱 :
궁금한 게 있어요. 다른 분들은 혹시
충주시 같은 병맛 콘텐츠 만들어라는 요구는 없나요?



정 :
아이덴티티를 내세운 홍보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비영리단체는 특정 캐릭터나 활동가를
내세워서 홍보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는 것 같아요.



이현아 : 
비영리단체 입장에서는
무게감이 있는 주제가 분명 있고
피해자를 다루거나, 열악한 상황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서,
가볍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동이 :
마케터를 대상으로 하는
유튜브 강의를 들으러 간 적이 있는데,
병맛에 대한 결론은 그거였어요.
홍보를 100개 정도 하면서
그 중에 2~3개 병맛하면 괜찮은데
기본적인 홍보가 안 된 상태에서는
역효과가 난다고 하더라구요.


 

갱 :
온라인 마케팅을 배우고 싶어서
교육을 듣게 되면
기업 마케팅 교육이 많은데
비영리단체 마케팅은 생리가 조금 다르고
들으려고 하면 그런 교육들 밖에 없어서 답답하긴 하더라구요.



김정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선전홍보차장) :
어제 내부에서 홍보교육을 진행했었는데
제가 많이 하는 이야기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하면
크게 재미와 정보 전달이 목적인데,
과감하게 재미를 포기하고
정보전달부터 제대로 해라 이런 말을 많이 해요.


맞아요. 어설프게 따라하다 보면 망하는 것 같아요.
영상이 다른 매체에 비해 난이도도 높구요.



김정우 : 
충주시 같은 경우가 롤모델로 이야기되는 것이 문제에요.
개인이 하드캐리해서 잘했을 때
롤모델이 되서 우리는 이런거 못해라고 하면.
담당자가 역량이 부족하다 이렇게 말하게 되는데
그 사람 없어도 되게 해야해요.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그런 요구를 게속할 때는 왜 안되는지 설명하고
당장 할수있는게 뭐가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싸우라는 말을 자주 해요.



누구나데이터가 교육을 하게되면 
어떤 주제로 교육을 하면 좋을까요?
교육 방식도 좋고
교육이 아니더라도 어떤 지원이 있어야 되는지 
얘기해주셔도 좋구요.



이동이 :
항상 미디어 교육이나 하면 저연차가 가잖아요.
갔다와서 조직에 와서 적용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는거에요.
리더십 그룹 대상으로 한 눈높이 미디어 교육이 필요해요.
어떤 컨퍼런스에 갔을 때
디지털 미디어 담당하던 분이
자기는 인스타그램을 잘 모르니
아예 담당자가 하는걸 안 본다고 해요.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거죠.
실무자들이 알아서 하게 하라라는
메시지도 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현아 :
저는 성공의 핵심은
코어리더의 역할이라고 적어놓고 왔거든요.
다른 단체 이야기를 들어보면
열심히 활동가 구글 문서로 만들었는데
결제권자가 한글문서로 달라고 하는 순간,
활동가들은 다시 한글문서를 쓰게 되는거죠.
리더십 교육이라는 게 어렵지만 그게 키라고 봐요.


 

갱 :
저는 실무자 교육을 하면
기획이나 제작같은 거 말고 유지보수.
대개의 비영리단체들이
굉장히 많은 채널을 혼자 운영을 하시는데
적은 자원으로 컨텐츠를 잘 설계해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해요.
컨텐츠 계획을 짜고
유지하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정 :
덧붙이면 맞춤형 교육을 듣고 싶거든요.
우리단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듣고 싶은데.
있는 교육들은 기본교육들이 많으니까
저희는 전문가 자문받을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정승구 :
기본적인 부분, 원칙적인 부분에 대한
교육도 필요한 것 같아요.
약자나 현장을 진지하게 다뤄야하는 스토리가 있는 곳이
메세지가 나가는 게 되게 다른데,
이걸 못 경험하고 이 일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의 경우에도 그게 어렵더라구요.
예를 들면 조직에 새로운 동료가 들어와요.
이 사람은 소통 채널 잘 다루는 사람이야.
근데 생각보다 그 조직의 소통 방식을
학습하는 건 오래 걸릴 수 있거든요. .


공감이 되네요.
비영리조직 101 같은 기본 강의들을 만들어서
비영리조직 활동가들이 알아야할 기본들은
지원조직들이 정기적으로 진행해준다면
멋은 없을 지 모르지만 ㅎㅎ
활동가들에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정승구 :
기술이나 도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에요.
협업에서도 생각해보면
도구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신뢰와 협력에 대한
사고의 패러다임이 다른거잖아요.
HWP파일을 주고받으면서
카톡으로 협업하는 것과,
슬랙을 쓰면서 구글 문서를 쓰면
이게 생각이 다른 거잖아요. 문화가.
이런 걸 한번은 다뤄줘야 하지 않을까.
바로 도구 중심으로만 접근하면
계속 쳇바퀴처럼 돌지 않을까 싶어요.
그 다음으로 맞춤형으로 어떻게 할까는 커뮤니티.
서로 얘기하면서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걸 누가 가르치지 하면 답이 없는 분야인거 같거든요.
기본 강의하고 그 다음엔 직접 실행 해보면서
서로 공유하면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정 :
덧붙여서 코로나 사태 때문에도
안해보던 것을 해봐야하는데.
그럴 때 이런저런 도구를 쓰는데 비용이 필요한데,
절실한게 많았어요.
새로운 도구를 쓰는데
지출까지 감수하면서 해야한다고 하면
그게 쉽지 않은 경우도 많으니까.
그런 비용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부, 중간조직들에서 이런 비용들을
비영리를 건강하게 만들고,
더 일을 잘하게 만드는 지원이라는
공감대가 넓어졌으면 해요.



끝으로 한마디 하고 싶은 분들 있으실까요?



정 :
저 하나 꼭 얘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
저희가 ‘분노의 게이지’라고
10년 동안 저희가 울면서 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데요.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 데이트폭력에서
살해된 여성들에 대한 통계를 정부가 내지 않아요.
이 문제는 현실 진단부터 안되어 있는 문제인데.
저희가 울분이 터져서 직접 셌어요.
언론 기사를 검색해서 사람이 일일이 셌는데,
저희가 10년동안 하고 나서
10년 했으니까 이 사업을 정리해야지 했는데,
전부 너무 필요하다고 하시는 거에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텍스트 마이닝이나 이런 기술들로.


 

갱 :
저도 들어가봤는데 쉽지 않더라구요.
일반 데이터 마이닝으로는 어렵더라구요.
이게 단어가 특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서.
되게 폭이 넓어서. 결국 사람의 손을 타야 해요.



정 :
저희가 1년 동안 다 정리한 내용을 언론보도에서 다 쓰거든요.
여성이 이틀에 1명 죽었다, 3일에 한명 죽었다,
이런 통계들이요.
지금은 여러 사람이 붙어서
직접 데이터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데
실시간으로 보게 한다던지
이런 건 기술을 통해서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활동가들이 많이 울고 계세요.



이현아 :
그렇죠.
단체에 있는 좋은 데이터들이 많은데,
개발자 분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류강윤 :
이제 이야기를 시작한 것 같은데
시간이 짧아서 아쉽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현장에서 일하는 활동가들끼리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만드는 것 부터 시작해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늦은 시간까지 모두 감사드립니다.


좌담기사 연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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